[Research] Game-based Shadow-induced Forgetting


This project was completed as Team Soothing. (2023 - 2025)

Introduction

창업에서 시작하여 연구로 끝난, 태도와 사람에 관한 나의 많은 가치관을 형성한 2년간의 프로젝트이다.

아이디어는 단일하고 명확했다 : 고통스러운 기억을 완화시키는 게임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Figure 1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잊기 위한 노력(Intentional Forgetting)’을 한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No-Think)에서 해마의 활성이 저하된 상태가 잠시 유지된다(Amnesic shadow). 그 기간 중 사람에게 보여진 물체(cue)와 연관된 일화 기억(target)이 약화되며, 심지어 해당 물체가 사람이 의식적으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잠깐 보여져도(Subliminally)기억이 약화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에서, 이 No-think 과정은 피실험자에게 직접 ‘지금부터 떠올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세요’ 라는 지시를 하며 이루어졌다.

우리의 생각은 아래와 같았다.

Figure 1

‘No-think’를 실험자의 지시가 아닌, 게임의 규칙으로 만들면 어떨까?

그리고 그 게임의 중간에, 실험자가 잊고 싶어하는 외상 기억과 관련된 물체를 ‘무의식적으로’ 보여주면, 해당 기억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완화되지 않을까?


1. 초기 창업


재미있었다.

흥미롭고 참신한 주제는 처음 보는 분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팀원들의 열정과 실행력 덕에 각종 스타트업 지원사업에 합격했고, 사무실도 생겼다. 몇시간이고 회의를 하면서 주고받는 디스커션들이 설렜다. 각자의 다름이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했다.

하지만 ‘우리 게임이 기억을 약화시킨다.’는 것에 대한 검증은 말로 주장한다고, 혹은 그럴듯하게 포장한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정말 그런지 어떻게 알아?’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신뢰할 수 있는 검증이 필요했다.


2. 연구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2년이 넘는 기간동안 연구를 하며, 아래와 같은 것들을 배웠다.

맺음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초기에 예상한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면 어떤 굴곡에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 끝맺음이 더 어려움을 알았다. 아름다운 마무리란 성과의 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난한 중간과정들을 눌러 담은 서랍에 이름 붙이는 라벨을 작성하는 시점은, 보통 끝맺음 단계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고 흐지부지 마무리된 일은 보통 라벨이 없거나 아무렇게나 붙여져 있고, 때문에 서랍을 찾아서 여는 과정이 보통은 후회를 동반하여 아프다.

책임 있는 마무리는, 나의 과정에 대한 예의이다.

사람

차라리 혼자 하는 것이 더 마음 편한 경험을 주로 해왔기에, 팀원이 주는 긍정적인 힘이 처음에는 생경했다. 팀원이 공유하는 목적의식과 서로에 대한 신뢰는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을 만들었다.

뒤늦게 긴 과정의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고민해본다면, 같이 토의하고 고민하는 팀원들이었다. 우리가 맞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자신이었다.

정직함

내가 연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을 설득하는 가장 정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 연구자가 바라는 결과는 명확했다. ‘우리 게임이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는 결과를 원했다. 평가의 매트릭을 정하고, 이상치를 정의하고, 결과의 유의성을 해석하는 등 연구의 많은 과정에는 사람의 판단이 들어간다.

나의 판단이 나의 바람에서 자유로운가를 되묻는 과정들이 어려웠다.

  • 조금 이상한 데이터 하나만 빼면 p value가 0.051에서 0.049가 될 때, 나는 정말 객관적으로 이 데이터가 이상치이기에 제외해야 한다는 판단을 할 수 있는가?
  •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고 독자를 설득하는 논문의 구성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서술을 약화한 부분은, 정말 중요하지 않아서인가 혹은 나의 주장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인가?

더하여 실제 상황에서 결과를 얻는 실험은 많은 변수와 모호함을 내재한다. 작은 모호함들에 엄밀해지려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경험들도 하였다.

정직하되 설득력 있고, 엄밀하되 결단력 있는 연구를 다음의 나는 조금 더 성숙하게 할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

Preprint Link

댓글남기기